파롤린 추기경 “경제와 정치를 이끌기 위한 ‘돌봄’에 대한 교육”
Antonella Palermo / 번역 박수현
「찬미받으소서」(Laudato si')에서 영감을 받은 기도와 성찰 그리고 선한 실천에 바쳐진 특별한 해. 교황청 백주년기념재단(Centesimus Annus Pro Pontifice, 이하 CAPP)*은 △10월 23일 금요일 “정부와 비즈니스 모델” △10월 30 일 금요일 “교육 및 훈련”이라는 두 가지 주제로 국제회의를 개최했다. 코로나19 비상사태가 지속됨에 따라 두 회의 모두 온라인 화상회의(줌 플랫폼)로 진행됐다. 회의는 교황청 국무원총리 피에트로 파롤린 추기경의 영상 메시지로 시작됐다. 파롤린 추기경은 「찬미받으소서」(Laudato si’)와 「Fratelli tutti」를 잇는 공통 연결고리에 대해 설명했다.
* 역주: 지난 1993년 성 요한 바오로 2세 교황에 의해 설립된 비영리단체. 평신도 학자들과 전문가들로 이뤄졌으며 가톨릭 교리 특히 성 요한 바오로 2세 교황의 회칙 「백주년」(Centesimus Annus) 촉진 운동에 목적을 두고 있다.
코로나19 대유행과 우리의 거짓된 안전
“당신께서는 우리에게 이 시련의 시간을 선택의 시간으로 받아들이라고 알려주십니다.” 지난 3월 27일 성 베드로 광장에서 프란치스코 교황은 코로나19 대유행 기간 동안 거행된 특별 기도를 하던 중 이 같이 호소했다. 교황의 이 말은 여러 연설문과 사회 회칙 「Fratelli tutti」에도 계속 인용됐다. 교황은 또한 “대유행이 우리를 거짓된 안전에 노출시켰다”는 점을 떠올리며 우리와 같은 유한한 피조물의 취약성을 되짚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파롤린 추기경은 영상 메세지에서 이 같은 교황의 말을 되짚으면서, 도전이란 우리가 형제와 자매로 세상에 속한다는 것을 재발견하는 일이자 서로 협력하는 정신으로 주님과 다른 사람들을 향한 인류 관계의 회복이라고 강조했다.
사람 중심 문화, 돌봄의 문화 촉진
파롤린 추기경은 “통합 생태론”을 설명했다. 그는 통합 생태론이 단순 ‘환경주의자’ 차원을 훨씬 넘어선다며 최고의 정책이나 지표 그리고 연구과정에 영감을 주는 통합적이고 다자적 삶의 관점에 관한 물음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개발 및 성장에 관한 왜곡된 해석을 피하게 해준다고 부연했다. 또한 쓰고 버리는 문화와는 반대로, 인간 중심과 돌봄의 문화를 촉진하는 필요성이야말로 생명과 자원 관리에 대한 접근 방식의 핵심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쓰고 버리는 문화는 다양한 측면에서 나타날 수 있다고 말했다. “인건비 절감에 집착하면 노동의 권리와 의무라는 가치에 대한 감각을 잃어버립니다. 노동의 권리와 의무는 각 개인의 실현을 위한 필수적인 요소입니다. 아울러 미래 세대로 확장되는, 사회 공동체 내 연대의 의무를 실현하는 데 필수적인 요소이기도 합니다.” 이러한 변화는 “통합 생태론의 개념과 관련된 윤리 사회적 차원을 활용하여” 수행돼야 한다고 파롤린 추기경은 설명했다. 또한 정치 및 기술적 해법에 수반하는 교육과 훈련의 결정적인 중요성도 강조했다. 파롤린 추기경은 “이러한 교육과 교육방법을 통해서라야 지구상의 모든 사람들, 특히 가난한 사람들을 위한 인간의 온전하고 지속가능한 발전을 향해 정치와 경제를 이끌어갈 수 있다”고 강조했다.
기업가들에게 불행 극복 위한 행동 촉구
“경제의 의미와 그 목적에 대한 새롭고 심층적인 성찰과 함께 도덕적 식별이 필요합니다. 또한 개발 모델의 장애와 왜곡을 바로잡기 위해 심오하고 예지적인 수정작업도 필요합니다.” 파롤린 추기경은 진정 인간다움으로 정의될 수 있는 경제의 심오한 의미를 강조하면서 “보존하고 개발하는” 규범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예컨대 “생산과 소비의 다양한 재활용 모델이 쓰고 버리는 문화에 의해 움직이는 비뚤어진 역학관계에 대항하고 맞설 수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기업가들에게는 “특히 다양한 고용기회 창출을 통해 다른 사람들의 발전을 지향하고 가난을 극복하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요구했다. 이와 관련해 재단의 과학위원회 책임자 조반니 마르세게라(Giovanni Marseguerra) 교수는 팀별로 일할 수 있는 더 큰 역량을 실현토록 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하면서, 이는 굳건한 기업을 세우는 데도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또한 조반니 교수는 다음과 같은 몇 가지 의문을 제기했다. “기업에서 인간의 존엄성은 무엇을 의미하며 어떻게 그것을 보호할 수 있을 것인가?” “어떻게 하면 (서로 간) 연대가 기업 업무의 필수적인 요소로 보장될 수 있는가?”
일자리를 늘리기 위한 창의성과 독창성
파롤린 추기경은 노동의 근본적인 역할을 활용하는 사람 중심 경제의 중요성을 언급했다. 노동은 실제로 선진화된 사회에서 사회생활의 없어서는 안 될 필수요소이기도 하다. 이는 단순히 식량을 구하기 위한 방식일 뿐 아니라 개개인의 성장을 위한 수단이기 때문이다. 아울러 파롤린 추기경은 건강한 관계를 구축하거나 자신을 표현하고 선물을 나누거나 혹은 세상을 개선하기 위해 공동의 책임을 느끼고 궁극적으로 인간으로서 삶에 대한 책임을 공유하기 위해 필요한 수단이기 때문에 노동에 기반한 사람 중심 경제가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이어 일자리를 줄이는 대신 일자리를 창출해야 한다며, 기술 분야의 실업으로 인한 심각한 현상에 대해서도 창의성과 독창성으로 대응해야 한다고 말했다.
국제 협력
“우리는 모든 민족의 연대 발전을 향한 국제 협력을 증진하고 방향을 잡기 위해 세계의 규범적, 정치적, 경제적 질서가 필요합니다.” 파롤린 추기경은 연설의 마지막 부분에서 교황의 사회 회칙 「Fratelli tutti」을 인용하며 세대 간 연대의 이름으로 “국경을 초월한 문제에 대한 공동의 약속이 있어야만 효과적인 답변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협력에 대한 노력은 다른 참석자의 연설에서도 드러났다. CAPP의 안나 마리아 타란톨라 재단장은 공공 부문과 민간 부문 간의 더욱 긴밀한 시너지를 요구하면서, 진정한 지속가능 발전의 모델로 이행하는 것이 여전히 소극적이고, 여전히 효과가 미미하다고 지적했다. 국제통화기금(IMF) 조사연구부 지안 마리아 밀레시 페레티 부국장은 “우리는 이 난국을 극복하기 위해 힘을 합쳐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밀레시 페레티 부국장은 또 포스트코로나의 경제난 분석에서 내년에 9000만 명이 이 글로벌 위기의 결과로 빈곤의 한계에 다다를 것이라고 경고했다. 아울러 다음과 같이 촉구했다. “우리는 항상 다자간 협력을 희망합니다. 이는 오늘날 간과할 수 없는 요인입니다. 우리는 가장 어려움에 처한 나라들에 포괄적이고 광범위하게 개입하여 재정적으로 지원해야 합니다.”
환경 보호를 위한 에너지 기업
이번 회의의 첫 번째 회기에서 성찰에 중요한 공헌을 한 이들은 △프랑스 중앙은행 프랑수아 빌루아 드 갈로 총재 △‘혁신, 연구, 문화, 교육, 청소년을 위한 유럽혁신위원회’ 마리야 가브리엘 의원 △이탈리아 에너지기업 에니(이하 ENI)의 클라우디오 데스칼지 최고경영자 등이 있다. 클라우디오 대표는 에너지기업이 공정하고 혁신적인 진화를 위해 효과적으로 투자해야 한다고 강조하면서, 이에 따라 ENI 역시 경제적 지속가능성을 비롯해 환경 및 사회 보호를 결합하여 개발 목표에 직간접적으로 기여할 것을 약속했다. 또한 이러한 목표로 나아가는 구체적 프로젝트를 설명하며 친환경 바이오 기술을 동원한 정제소를 소개했다. 아울러 이산화탄소를 재사용하고 유무기 폐기물의 재활용에 대한 의무를 피할 수도 지연할 수도 없다고 부연했다. 또한 모든 전략에 있어 파트너십과 공동체적 접근이 필수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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