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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짜 미상의 호르헤 마리아 베르골료 신부와 디에고 파레스 신부 날짜 미상의 호르헤 마리아 베르골료 신부와 디에고 파레스 신부 

새 회칙 「그리스도께서 우리를 사랑하셨습니다」(Dilexit nos): 사랑의 마음을 체험하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회칙 「그리스도께서 우리를 사랑하셨습니다」(Dilexit nos)의 1번 각주에서 제1장에 대한 영감을 아르헨티나 출신 예수회 동료 디에고 파레스 신부에게서 얻었다고 밝혔다. 파레스 신부는 2022년 선종하기 전까지 교황의 사상과 활동에서 ‘마음’이 차지하는 중심성을 늘 강조했다.

Alessandro Gisotti

“제1장의 여러 내용은 고(故) 디에고 파레스 예수회 신부님의 미출간 저술에서 많은 영감을 받았습니다. 주님께서 그에게 영원한 안식을 허락하시길 빕니다.”

지난 몇 년간 우리는 프란치스코 교황의 교도권 문헌에서 각주가 얼마나 중요한지 깨닫게 됐다. 10월 24일 반포된 새 회칙 「그리스도께서 우리를 사랑하셨습니다」(Dilexit nos)에서도 그러한 중요성이 분명히 드러난다. 

1번 각주에서 교황은 회칙의 전반적인 방향을 제시하는 도입부와 관련해 자신이 예수회에서 가르친 제자이자 동료인 디에고 파레스 신부에게서 영감을 받았다고 고백한다. 디에고 파레스 신부는 지난 2022년 66세를 일기로 선종했다. 

기자(알레산드로 지소티)는 예수회 교양지 「치빌타 카톨리카」의 필진으로 활동하던 디에고 신부를 알게 되는 행운을 누렸으며, 호르헤 마리오 베르골료(프란치스코 교황)의 영성, 뿌리, 전망에 대해 여러 차례 그와 깊이 있게 대화를 나눌 수 있었다.

대화들을 되돌아보면, 디에고 파레스 신부가 자신의 영성 지도자였던 인물, 곧 부에노스아이레스대교구장이자 훗날 로마의 주교가 된 프란치스코 교황을 언급할 때 얼마나 자주 “마음”이라는 표현를 사용했는지가 분명해진다.

이러한 언급들은 프란치스코 교황의 네 번째 회칙이 단순히 이론적 연구의 산물이 아니라, 그의 삶 속에서 체득한 경험의 결과임을 이해하는 데 도움을 준다.

“프란치스코 교황님이 교황청과 교회를 개혁한다면, 그 개혁은 외적인 변화가 아닌 마음 깊은 곳에서부터 시작될 것입니다.” 디에고 파레스 신부는 예수회 성 요셉 대신학교(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영신수련의 가치를 설명하며 이 같이 말했다. 

마음은 이냐시오 영신수련의 핵심으로, 표면적인 것을 넘어서는 진정한 내적 개혁의 중심이다. 실제로 현재 최종 단계에 접어든 세계주교시노드의 체험도 성령께 진심으로 귀를 기울이는 피정으로 시작됐다.

파레스 신부에게 마음은 교황의 교육 철학에서도 중심을 이룬다. 이는 단순한 지식 전달을 넘어, 훨씬 더 깊고 넓은 의미를 담고 있다. 

그는 “교황이 훌륭한 교육자이자 흔히 말하는 양성자라는 것은 사실”이라며 “그는 교육을 전체적으로, 곧 마음의 교육으로 바라본다”고 말했다. 

“교황님은 오직 부모만이 마음의 교육을 할 수 있다고 믿으셨습니다. 결국 마음이 마지막 결정을 내린다고 말씀하셨죠.”

파레스 신부는 “교황 권고 「사랑의 기쁨」(Amoris laetitia)의 교육적 원칙 뒤에는 근본적인 ‘예’와 ‘아니오’가 있다”며 “‘예’는 사랑의 기쁨을 강하게 긍정하는 것이고, 그  기쁨은 가정의 마음을 넓혀준다”고 설명했다.

특히 인상적인 부분은 교황이 주교에게 필수적이라고 여기는 특성들을 파레스 신부가  강조한 점이다.

프란치스코 교황에게 목자의 모범은 아기 예수님과 성모님을 “돌보는” 성 요셉이다.

파레스 신부는 “‘감독’이 교리와 도덕을 지키는 것에 더 가깝다면, ‘돌봄’은 마음에 소금과 빛이 머물도록 하는 데 초점을 맞춘다”고 설명했다. 

그는 “감독과 깨어 있음은 필요한 보호와 지침을 의미한다”며 “하지만 돌봄은 자비로우신 하느님 아버지께서 자녀들의 마음속 여정을 지켜보시며 품으시는 희망을 뜻한다”고 말했다. 

자비와 희망은 프란치스코 교황이 선포한 두 희년, 곧 자비의 특별 희년(2016년)과 다가오는 2025년 희년의 중심 주제다. 

회칙 「그리스도께서 우리를 사랑하셨습니다」가 우리에게 상기시키듯, 자비와 희망은 예수 성심 안에서 서로 분리된 차원이 아니라, 온 인류를 품는 무한한 사랑의 하나된 표현이다. 

번역 고계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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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 10월 2024, 0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