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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 베드로 광장에 모인 이들에게 인사하는 교황 (자료사진) 성 베드로 광장에 모인 이들에게 인사하는 교황 (자료사진)  (Vatican Media)

교황, 제98차 전교주일 담화 “지치지 않고 세상 곳곳으로 나갑시다”

프란치스코 교황이 제98차 전교주일(2024년 10월 20일) 담화를 통해 “교회의 비극”을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예수님께서는 계속 문을 두드리시는데, 바깥에서 문을 두드리시는 게 아니라 교회 안에서 밖으로 나가게 해 달라고 문을 두드리고 계신다는 게 우리 시대 교회의 비극입니다.” 아울러 복음 선포가 전 세계적으로 절박하다면서도 강압이나 개종강요 방식이 아닌 정중하고 친절한 방식으로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Paolo Ondarza 

“분열과 갈등으로 갈가리 찢긴 세상에서 그리스도의 복음은 사람들이 서로 만나고, 서로를 형제자매로 인식하고, 다양성 가운데 조화를 이루며 기뻐하도록 초대하는 온화하면서도 단호한 목소리입니다.” 프란치스코 교황이 “가서 아무나 만나는 대로 잔치에 불러 오너라”(마태 22,9)라는 말씀에서 영감을 받은 제98차 전교주일(2024년 10월 20일) 담화를 통해 이 같이 강조했다. 담화에서 교황은 “하느님은 모든 이가 구원을 받고 진리를 알 수 있게 되길 바라신다”며 “선교는 온 인류를 향해 지칠 줄 모르고 밖으로 나가서 하느님을 만나 그분과 친교를 나누도록 초대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리고 아무도 이러한 초대에 배제되지 않는다는 게 핵심이라고 덧붙였다.  

복음의 잔치와 세상의 잔치들

교황은 “사랑이 크시고 자비가 흘러 넘치는” 하느님께서 “무관심과 거부에도 불구하고 모든 이를 하느님 나라의 행복으로 부르시기 위해 끊임없이 밖으로 나가신다”고 강조하며 “지칠 줄 모르는 선교”를 촉구했다. 교황은 “예수님의 오심으로 이미 성취된 하느님 나라의 종말론적 구원을 상징”하는 혼인잔치에 사람들을 초대하라고 종들을 보낸 복음의 비유(마태 22,1-14 참조)를 올해 전교주일의 주제로 정했다. 교황은 “세상이 소비주의, 이기적인 안락함, 부의 축적, 개인주의 등 여러 잔치들을 펼친다면 복음은 하느님을 비롯해 다른 이들과의 친교 안에서 기쁨과 정의와 형제애가 다스리는 거룩한 잔치로 모두를 초대한다”고 설명했다. 

주님을 밖으로 나가지 못하게 가두는 교회의 위험

교황은 “가서” “불러오라”는 예수님의 초대가 과거와 마찬가지로 오늘날에도 여전히 유효하다고 강조했다. 교황은 “모든 그리스도인은 온갖 상황에서 복음을 직접 증거함으로써 이러한 보편적 사명에 참여하도록 부름받았다”며 “온 교회가 스승이신 주님과 함께 오늘날 세상의 ‘길거리’로 계속 나아가야 한다”고 당부했다. 하지만 교황은 “예수님께서는 계속 문을 두드리시는데, 바깥에서 문을 두드리시는 게 아니라 교회 안에서 밖으로 나가게 해 달라고 문을 두드리고 계신다는 게 우리 시대 교회의 비극”이라고 지적했다. “주님은 선교를 위해 오셨고 우리가 선교사가 되길 원하시는데, 우리는 주님을 내보내지 않고 ‘내 것’으로 가둬버리는 교회가 되곤 합니다.”

아무도 배제되지 않은 잔치에 특별히 초대받은 가난한 이들

교황은 세례 받은 모든 이에게 “복음 선포의 절박함”을 느꼈던 초기 그리스도인의 선교 열정을 재발견하라고 초대했다. 아울러 이 선포는 “사회적 지위나 윤리적 상태가 어떠하든 상관없이 모든 이”와 관련돼 있다고 강조하며, 잔치의 비유에서 종들은 “악한 사람 선한 사람 할 것 없이 만나는 대로”(마태 22,10) 데리고 왔고 “임금에게 특별히 초대받은 이들은 가난하고 소외된 이들이었다”는 데 초점을 맞췄다. “모든 이가 하느님의 초대를 받았습니다. (…) 거저 주어진 거룩한 선물에 그저 ‘예’라고 대답하고, 이를 받아들이고, 이 선물로 자신이 변화되도록 내어 맡기기만 하면 됩니다.”

강압이나 개종강요가 아닌 존중과 기쁨으로

교황은 혼인잔치 초대, 곧 “돌아가시고 부활하신 예수 그리스도에게서 드러난 구원하시는 하느님 사랑의 아름다움”을 만나는 초대는 절박함과 함께 정중하고 친절하게 이뤄진다고 설명했다. 이어 “구원하시는 하느님 사랑의 아름다움”을 세상에 선포할 때 선교하는 제자들은 “강압이나 개종강요”가 아니라 “기쁨과 관대함으로” 그렇게 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교황은 혼인잔치의 상징에 종말론적 관점도 담겨 있다며, 그리스도를 전하는 선교가 때가 찼을 때 이뤄진다고 설명했다. 교황은 제2차 바티칸 공의회의 교회의 선교 활동에 관한 교령 「만민에게」(Ad gentes)를 인용하며 “주님께서 오실 때까지는 모든 민족에게 복음이 선포돼야 한다”(9항)고 강조했다. 

시노드와 희년

교황은 “시노드 여정의 마지막 단계”이며, 2025년 희년을 준비하는 기도의 해(2024년)를 맞아 복음화를 성찰하는 게 특히 시의적절하다고 말했다. 아울러 “복음을 위해 봉사하는 데 있어 온전히 시노드 정신을 살아가며 선교하는 교회를 향한 여정을 이어가야 한다”고 초대하는 한편, 교회의 복음화 사명을 위한 기도와 미사 참례에 집중하라고 촉구했다. 또한 성찬례는 삶의 충만한 선물을 미리 맛보게 해준다고 강조하면서 베네딕토 16세 교황의 가르침을 인용했다. “모든 성찬례 거행은 하느님 백성의 종말론적 모임을 성사적으로 실현합니다”(「사랑의 성사」(Sacramentum Caritatis), 31항). “우리가 성찬 식탁에 나아가면 선교에 이끌리지 않을 수 없습니다. 선교는 하느님 마음 그 자체에서 시작되어 모든 사람에게 다가가는 것입니다”(「사랑의 성사」, 84항).

복음을 위해 모든 것을 버리고 떠난 이들

교황은 이번 전교 주일 담화를 통해 “그리스도의 부르심에 응답하면서 모든 것을 버리고 고국을 떠나 복음을 전한” 모든 선교사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아울러 선교사들의 삶은 “예수님께서 제자들에게 맡긴 만민 선교에 대한 헌신의 가시적인 표현”이라고 말했다. 끝으로 교황은 지역 교회를 비롯해 보편 교회에서도 “긴밀한 선교 협력”이 이뤄지길 바란다면서, 모든 교구가 교황청 전교기구를 위해 봉사하도록 권고했다. “전교주일 헌금은 교회 선교의 모든 필요를 위해 교황청 전교회가 교황을 대신해 분배하는 보편적 연대 기금에 전적으로 사용됩니다.”

번역 안주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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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2 2월 2024, 22: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