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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오로 6세 홀에서 우크라이나 국기를 들고 공연하는 ‘왕실 서커스단’ 바오로 6세 홀에서 우크라이나 국기를 들고 공연하는 ‘왕실 서커스단’  (VATICAN MEDIA Divisione Foto)

교황 “전쟁은 언제나 파괴를 낳을 뿐... 전쟁은 인류의 진정한 패배”

프란치스코 교황이 1월 17일 수요 일반알현 말미에 이라크 북부 쿠르디스탄 소재 아르빌 인근에서 발생한 미사일 공격의 희생자를 기억하고 주민들을 위로했다. “이웃나라와의 좋은 관계는 그렇게 똑같은 보복행위로 이룰 수 있는 게 아니라 대화와 협력으로 이뤄지는 것입니다.” 교황은 “중동을 비롯한 다른 모든 지역에서 전쟁의 긴장을 고조시키는 온갖 행보를 중단하라”고 호소했다. 아울러 ‘그리스도인 일치 기도 주간’을 앞두고 “모든 그리스도인이 완전한 일치에 이르도록 기도하자”고 초대했다.

Antonella Palermo 

“전쟁 중에 있는 나라들을 잊지 맙시다. 우크라이나를 잊지 맙시다. 팔레스타인과 이스라엘을 잊지 맙시다. 크나큰 고통을 겪고 있는 가자지구 주민들을 잊지 맙시다. 전쟁으로 인한 수많은 희생자들을 위해 기도합시다.”

프란치스코 교황이 1월 17일 수요 일반알현 말미에 전 세계 많은 지역에서 번지고 있는 폭력의 소용돌이에 대한 우려의 뜻을 다시 한번 드러냈다.

쿠르디스탄 공격 “대화와 협력이 필요합니다”

이날 교황은 이라크 북부의 쿠르드족 자치지역(이라크령 쿠르디스탄)에서 발생한 폭력사태를 언급했다. 이란 혁명수비대는 시온주의 정권(모사드)의 첩보시설을 파괴하기 위해 이라크 북부 도시 아르빌에 탄도 미사일을 발사하는 보복행위를 감행했다. 민간인권단체 헹가우에 따르면 이번 공격으로 생후 11개월 된 아기를 포함해 최소 5명이 사망했으며 여러 아이들이 다쳤다. 교황은 희생자들과 모든 주민을 향한 친밀함과 연대를 표명했다.

“이웃나라와의 좋은 관계는 그렇게 똑같은 보복행위로 이룰 수 있는 게 아니라 대화와 협력으로 이뤄지는 것입니다. 중동을 비롯한 다른 모든 지역에서 전쟁의 긴장을 고조시키는 온갖 행보를 중단하길 요청합니다.”

우크라이나 국기를 걸치고 교황과 인사하는 서커스 단원
우크라이나 국기를 걸치고 교황과 인사하는 서커스 단원

우크라이나 국기를 들고 나온 ‘왕실 서커스단’

이날 일반알현 중에는 ‘왕실 서커스단’ 단원들이 등장해 짧은 공연을 선보였다. 우크라이나 깃발을 몸에 두르거나 우크라이나를 상징하는 의상을 입은 서커스 단원들은 이번 공연으로 2년 가까이 전쟁으로 고통을 겪고 있는 우크라이나인들과의 연대를 드러냈다. 교황은 이탈리아어권 신자들에게 인사하는 자리에서 사전에 준비한 연설문에 없는 말로 다음과 같이 호소했다. 

“전쟁은 언제나 파괴를 낳을 뿐입니다. 전쟁은 사랑의 씨앗이 아닌 증오의 씨앗을 뿌립니다. 전쟁은 인류의 진정한 패배입니다. 전쟁으로 고통받는 이들을 위해 기도합시다.”

악마와의 영적 싸움에서 승리하도록 도움을 청합시다

교황이 중동의 평화를 호소하는 가운데, 하마스에 억류된 이스라엘 인질을 위한 의약품, 음식, 담요를 실은 비행기가 이집트 알 아리시 공항에 도착했다. 이번 원조는 카타르의 중재를 통해 지난 16일 체결된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협정에 따른 조치다. 원조물품은 하역 작업이 끝나는 대로 적신월사(이슬람권의 적십자사)에 인계된 뒤 라파 국경지대로 운송돼 그곳에서 가자지구로 전달될 예정이다. 교황은 아랍어권 신자들에게 인사하는 자리에서 그들을 강복하며 “예수님께서 십자가에 이르기까지 걸어가신 그 사랑의 길을 걸어갈 것”을 당부했다.

“오직 사랑만이 우리의 갈증을 해소하고 상처를 치유하며 참된 기쁨을 줍니다.”

교황은 이날 전례적으로 기념하는 성 안토니오 아빠스의 모범을 기억하며 영적 의미의 싸움에 대해 설명했다. 교황은 “악마와 죄에 맞서는 영적 싸움”을 강조하면서 “성덕 안에서 성장하기 위해 꼭 필요하다”고 말했다. 앞서 교황은 아무도 이 싸움에서 예외일 수 없다고 설명한 바 있다. 교황은 우리가 이 전투에서 승리하기 위해 주님의 도우심을 끊임없이 청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수도생활을 창시한 스승 중 한 명인 성 안토니오의 모범을 기억하며 교황은 다음과 같이 말했다. 

“성 안토니오 아빠스의 모범이 여러분으로 하여금 타협하지 않고 복음을 받아들일 수 있도록 용기를 주길 바랍니다.”

그리스도인이 완전한 일치에 이르길

교황은 ‘그리스도인 일치 기도 주간’(1월 18-25일) 시작을 하루 앞둔 이날 모든 분열을 극복하길 바라는 소망을 표명했다. 교황은 포르투갈어권 신자들에게 인사하는 자리에서 “일치를 위한 창의적인 자세를 언제나 복음 속에서 발견하자”며, 우리를 창조하신 주님께서 우리를 일치의 길로 이끄신다고 강조했다. 

“그리스도인들이 완전한 친교를 이루고, 모든 이, 특히 가장 취약한 이들을 향한 사랑을 한마음으로 증거할 수 있도록 기도합시다.”

번역 이재협 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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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 1월 2024, 14:4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