ҽ

가자지구에서 고통받는 여인들 가자지구에서 고통받는 여인들  (AFP or licensors)

교황 “이스라엘 성지 주민들에게는 슬픔과 고통의 성탄절... 이들을 외롭게 방치하지 맙시다”

프란치스코 교황이 12월 19일 교황 ‘엑스’(X, 트위터의 새 명칭) 계정(@Pontifex)을 통해 전쟁으로 고통받는 수천 명의 사람들을 위한 기도와 구체적인 도움을 다시 한번 요청했다. “베들레헴의 고통은 중동과 전 세계에 열린 상처가 되고 있습니다.”

Salvatore Cernuzio

지금까지 약 1만9500명의 목숨을 앗아간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전쟁으로 갈기갈기 찢긴 이스라엘 성지와 가자지구에서 “슬픔”과 “고통”으로 얼룩진 성탄을 맞이하게 될 현실과 관련해 프란치스코 교황이 다시 한번 관심을 호소했다. 교황이 말하는 관심이란 기도와 구체적인 도움을 뜻한다. 정확히 말하자면 지난 12월 18일 가자지구에서 발생한 정전에 따라 굶주림과 목마름으로 삶이 벼랑 끝에 내몰린 아이들은 물론 수많은 이들에 대한 구체적인 도움이다.

교황은 교황 ‘엑스’(X, 트위터의 새 명칭) 계정(@Pontifex)을 통해 9개 언어로 다음과 같이 호소했다.

“이스라엘 성지 주민들에게는 슬픔의 성탄절, 고통의 성탄절이 될 것입니다. 우리는 그들을 외롭게 방치할 수 없습니다. 기도와 구체적인 도움으로 그들과 가까이 있길 바랍니다. 베들레헴의 고통은 중동과 전 세계에 열린 상처가 되고 있습니다.”

중동과 전 세계의 고통

교황은 지난 12월 16일 오후 성모 대성전에서 열린 ‘살아 있는 성탄 구유’ 구현에 직접 참여한 1500명의 신자들을 만난 자리에서도 똑같은 말을 전했다. 교황은 수십 년 동안 상처를 입혀온 전쟁의 잔혹한 국면에 수차례 빠져든 땅을 바라보며 “기도와 구체적인 도움으로, 그리고 베들레헴의 고통이 중동과 전 세계의 열린 상처임을 모두에게 일깨우는, 여러분이 구현하는 ‘살아 있는 성탄 구유’와 함께” 이스라엘 성지 주민들 가까이 있길 당부했다.

“여러분의 성탄 구유 재현은 고통받는 이 형제자매들과 연대하는 삶으로 이어져야 합니다. 이들에게는 순례자들도, 성탄 미사도 없는 슬픔의 성탄절, 고통의 성탄절이 될 것입니다. 우리는 그들을 외롭게 방치할 수 없습니다.”

슬픔에 젖은 팔레스타인 소녀
슬픔에 젖은 팔레스타인 소녀

행동과 성찰 촉구

이에 따라 교황은 교황 X 계정을 팔로우하는 수백만 명의 사람들에게 이 호소를 되풀이했다. 교황의 호소는 행동에 나설 것을 촉구하는 동시에, 교황이 최근 강조한 것처럼 “상업화와 소비주의로 그 의미가 퇴색된” 성탄절이 세상의 비극에 우리의 시선을 돌리게 해서는 안 된다는 권고이기도 하다.

최근 삼종기도 훈화 발언

교황은 지난 12월 17일 삼종기도 훈화 말미에 10월 7일 이래로 “예수님께서 태어나시고, 사시고, 죽으시고, 부활하신 땅”에서 벌어진 전쟁으로 “비무장 민간인들이 폭격과 총격의 대상”이 됐다면서, 가자지구 가자시티의 성가정 성당에서 이스라엘군의 표적 사격으로 사망한 모녀(나히다 칼릴 안톤 여사와 그녀의 딸 사마르 카말 안톤)를 언급했다. 교황은 사도궁 서재 창가에서 “누군가는 ‘이건 테러다, 전쟁이다’라고 말한다”며 다음과 같이 덧붙였다.

“그렇습니다. 전쟁이고 테러입니다. 그래서 성경은 ‘하느님께서 전쟁을 그치게 하시고 활을 꺾고 창을 부러뜨리신다’(시편 46,9[10] 참조)고 말씀하십니다. 평화를 위해 주님께 기도합시다.”

교황의 호소는 지금 당장은 이룰 수 없을 것 같지만 “슬픔”과 “고통”의 성탄절에 가장 큰 선물이 될 평화를 위한 기도다.

번역 이창욱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인용시에는 출처를 밝혀주시고, 임의 편집/변형하지 마십시오)

19 12월 2023, 23:42